비변사가 아뢰기를,“김응서(金應瑞)의 장계를 보니, 이순신(李舜臣)·원균(元均)과 서로 모여서 수군과 육군으로 거제(巨濟) 등처를 협공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분개하여 적을 토멸하려는 뜻은 가상하거니와, 듣건대 수군은 형편없이 약하고 육군 또한 잔약한데다 군량까지 떨어진 판국이어서 비록 대거 진공하려 해도 그 형편이 용이하지 않다 합니다. 이순신이 결행하지 못하고 미루고만 있는 것은 이유가 있어서 일 것이니, 가볍게 거사하는 것은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니 수군과 육군을 약간 수습한 뒤에 종사관(從事官)을 급히 올려보내어 조정에 품의해가지고 거사할 것을 김응서와 권율에게 비밀히 유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니, 상이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