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역사화인 《민족해방운동사》 중 <갑오농민전쟁> 중 죽창을 든 농민들이 외세에 맞서는 장면이다. 1894년(갑오)에 고부에서 일어난 농민전쟁을 그린 것으로 분노한 농민군이 횃불과 낫을 들고 있고, 이들의 죽창 끝이 향한 곳은 외세이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이 도화선이 되었을 지라도 그 배후에 일본이 있었다는 역사적 인식이 이러한 그림을 가능케 하였다. 더구나 이미 일장기가 올라간 광화문 뿐 만이 아니라 그 배경에는 성조기와 일장기가 교차되어 펄럭이고 있어 당시 조선을 놓고 각축을 벌였던 일본과 미국 등 열강세력에 대한 분노의 함성이 입체감 있게 그려져 있다. 항쟁을 기억하고 분노를 삭여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표현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