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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도 정국이 남긴 유산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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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집단적인 애도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를 2009년의 시점에서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수한 죽음들의 동일함”에 대해 읊었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여전히 비루한 인간들은 인간 이하의 굴종 속에 놓여야 하고, 신자유주의 자본의 논리는 전임 대통령의 목숨을 건 항의(?)와 500만 명의 추모 인파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거치고도 건재했다(송경동, <무수한 죽음들의 동일함에 대해>). 현 정권의 지지율 역시 금세 50%를 넘어섰다. 5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2009년의 애도 정국이 남긴 유산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어찌됐건 2012년의 대선에서 그의 정치적 쌍생아이자 후계자였던 문재인은 비록 아쉽게 패배했지만 대한민국 선거사상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다(그것이 패배인가 아니면 가능성의 확인인가는 다음 싸움에 임하는 자세의 문제일 것이다). 대선 전 문재인 후보로부터 노무현의 그림자를 걷어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노무현의 그림자 없이 그가 오래전부터 ‘준비된 후보’라고 불렸던 상대편 후보와 그렇게까지 대등하게 싸워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2012년의 대선은 한국사회에 드리워진 노무현과 박정희라는 두 유령의 싸움이었다. 문제라면 이제 그 소임을 다한 망자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바로 지금의 시점에도, 그 유령들이 계속해서 현실 정치를 배회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영진, <아, 대한민국!>,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92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92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