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간동에 가서 김 주부를 만났는데 역시 좋은 소식이 없다. 종로로 돌아오니 신석주(申石主)가 돈 1천 냥, 조춘근(趙春根)이 1,500냥을 봉상하여, 400냥은 도중(都中) 편지대로 이경필(李京必)에게 말값으로 마련해 주고, 1,500냥은 경필이 바꾸어 썼다. 이경문(李京文)으로 하여금 당목(唐木) 600냥 어치를 사게 하고, 나도 당목 5필을 샀는데 값이 550냥이다. 돈 2냥 2전 5푼은 품삯이다. 5전은 조창희(趙昌熙)가 썼다. 이응도(李應道)가 올라와서 천유 약방문을 응도 편에 부송하였다. 김영문(金永文)이 300냥을 보내와 조동규(趙東圭)에게 옮겨 주었다. 신석주(申石主)와 김정호(金貞浩)가 결복(結卜)하려고 분원으로 내려간다고 하므로 편지를 써 주었다. 기전 도중방(都中房) 회의에서 김응환(金應煥)의 벌(罰)을 풀어 주어 가게를 열게 하였다. 저녁 늦게 조춘근이 김정호와 술을 마신 뒤 말다툼을 하다가 멱살을 잡고 구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곁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만류하여 중지시켰으나 조춘근이 끝까지 듣지 않고, 도중에 욕을 하고 자기 기물을 발로 차서 부수기까지 하였다. 그러자 신석주가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또 그와 말다툼하여 결국은 머리끄덩이를 잡기까지 하였으니, 몹시 괴이하고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