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善山)에 거주하는 민(閔) 진사라는 자가, 말 1필을 타고 와서 주인의 마구간에서 기르며 말을 팔려고 하니, 어린 마부가 여러 사람들에게 호소하기를 “고마(雇馬)를 얻어 타고 올라온 뒤 품삯은 주지 않고 남의 말을 팔아먹으려고 하니, 어찌 이런 인심이 있습니까?”라고 하니, 민(閔)이 그 아이를 구타하며 무수히 협박하고 있을 때에, 각 댁 하인들이 길을 지나다 그 광경을 목격하고 분노를 견디지 못하여 민을 협박하여 쓰고 있던 갓을 빼앗아 품삯 대신 주고 그 말을 빼앗아 주었다. 그러자 민은 부끄러워 말은 하지 못하고 다만 주인에게 갓 하나만 빌려 달라고 청하여 주인이 갓 하나를 빌려다 주어 쓰고 가게 하니, 매우 우습고 괴이하다.
길을 지나던 하인들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 분노하여 민을 협박하여 쓰고 있던 갓을 빼앗아 품삯을 주고 말도 빼앗아 주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