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들이 궁벽지고 황막한 곳에서 생장하여 도둑질로 그 생계를 삼고 있기 때문에, 큰 은혜는 생각지 않고 조그마한 원한의 보복만을 마음 속에 품고 있으니, 요(要)하건대, 험(險)한 곳을 점거(占據)하고 방비를 설시(設施)하여 그의 침략을 제어할 것입니다. 군사를 일으켜 군중을 동원해 오는 것이 아니고, 다만 추한 무리들이 우리의 방비가 없음을 엿보고 몰래 건너와서 좀도둑질을 해 갈 뿐인데, 그 몰래 도강(渡江)하는 곳이란 연변(沿邊) 각 고을의 수십 개소에 불과하므로, 만약 그들이 나오는 인후지지(咽喉之地)에 척후(斥候)를 근신(謹愼)히 하고 수어를 엄히 하면, 그의 제어는 마른 나무잎을 치는 것보다도 용이한 것입니다. 그런데, 근자에 변장(邊將)이 방어를 태만히 하여 두 번이나 적의 술책에 빠졌으니, 이는 성조(盛朝)의 수치이며 사람들이 함께 통분해 하는 바입니다. 야인들의 침략을 제어하지 못한 변장(邊將)에 대해 분노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