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의 직책은 명령을 공경하는 것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신하의 죄는 속이고 무시하는 것보다 지나치는 것이 없으니 신하로서 임금을 속이면 신하들이 함께 분하게 여기는 것이요, 법에 용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 이조 판서(吏曹判書) 박신(朴信)·병조 판서(兵曹判書) 윤향(尹向)·호조 판서(戶曹判書) 정역(鄭易)은 몸이 재상이 되어 직책이 보필에 있으니, 마땅히 마음을 다하여 전하의 의지하고 바라는 바에 보답하여야 합니다. 전일에 친히 면대하여 명령하는 것을 받고도 전후의 형조(刑曹)·대간(臺諫)이 결송(決訟)한 과오를 핵문(劾問)할 때에 왕지(王旨)의 뜻에 따르지 않고, 도리어 자기 뜻으로 마음대로 시비를 논하여 천총(天聰)을 속이었고, 대언(代言) 서선(徐選)·홍여방(洪汝方)·이명덕(李明德)·한승안(韓承顔) 등은 일찍이 결송(決訟)을 다스렸으니, 어찌 송사의 시비와 일의 당부(當否)를 알지 못하겠습니까? 윤향이 자기 뜻대로 시비를 논하여 직첩을 收奪하여 自願付處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