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이인은 사랑하던 첩이 죽자 한번 다시 보기를 바라더니, 시녀를 보게 되매 그 모습이 비슷하다 하고 기뻐하였으니, 그 뜻이 참람하였고, 인하여 친하게 되매 혹은 친히 고기를 베어 서로 어울려서 술을 마셨고, 혹은 옆방에서 함께 자며 제멋대로 놀기를 거리낌 없이 하였으니, 그 정을 보인 일이 명백함은 이보다 심할 수 없으며, 김경재로 말하면 그의 집에서 유숙하기를 청하고 잔치를 베풀어 즐기되, 혹은 손수 슬(瑟)을 타면서 그녀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혹은 사사로이 물건을 증여(贈與)하면서 그 교분을 두텁게 하되, 드디어 대낮에도 공공연히 가서 보오니, 대낮에도 이와 같거늘, 한밤중에 방자하게 거리낌 없이 행동함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궁인과 친하게 사귄 죄를 묻어 태조의 손자라고 해서 용서하지 않고 가산을 적몰하고, 아들을 종으로 삼았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