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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생에 대한 서러움

노(怒)
부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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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더러운 년의 인생이로다.
옹구네는 비로소 울 곳에 이르러, 차갑게 녹는 음 이월의 밤 개울물을 어둡게 구부려 들여다보며, 흐르는 눈물을 흐르게 둔다.
넘들은 나보고 홰냥년이라고 손꾸락질헐랑가 모르지마는, 생떼 같은 자식끄장 둔 년이 넘의 숫총각 따먹으러 밤마실 댕긴다고 헐랑가는 모르지마는, 사람마동 팔짜 도망은 못헌다는디, 나라고 나를 어쩌겄냐……나도 나를 어쩌들 못히여. 헐 수가 없어……나도 열녀라먼 좋겄다……지둥맹이로 우뚝 서서 밧줄로 끌어댕겨도 외눈 하나 꿈적도 안허는, 그런 열녀라먼 얼매나 좋겄냐……열녀도 타고나겄제……나는 상년이라 그렁가……상년이라고 머 어디 다 나 같을라고. 내가 그렇게 타고났을 테지.
옹구 아배 죽고 나서, 나도 죽었니라, 허고는 죽은 디끼 옹구만 찌고 키움서 놉일 댕기고 밭일 댕기고 손톱이 모지라지게 베 짜고, 끄니 때 배 안 곯고, 그러다가 논도 사고 밭도 사고. 그러자먼 옹구 장개도 보내고 메누리도 딜이고, 그럼서 손자도 보고. 
자신의 태생과 처지를 비관해 옹구네가 분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토하는 장면이다. 
최명희, {혼불} 6권, 2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