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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효자를 향한 분노

노(怒)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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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마적떼가 되었는가, 동낭치가 되었는가.”
“젊어 한때 바람이겄지 평생 그럴라고요? 부모 여기 계시고, 제 자식들 여기서 크고, 저만 기다리는 제 처 여기에 있는걸.”
“그런 것 아는 놈이 이러고 소식 한 자 없겄는가? 중정(中情)이라고는 솔잎 끄터리만큼도 없으니, 그렇게 독허게 제 생각만 허지.”
“인제 곧 무슨 소식이 있겄지요. 설도 쇠고 했으니.”
“그믐에 안 온 놈이 설 쇠었다고 와? 아, 갈라면 혼자나 가지 왜 넘의 집 종손은 끌고 가아, 글쎄. 명색이 형이라는 위인이. 아무리 종항간이라지만 친동생 한가진데, 그래 헐 짓이 없어서 도망을 같이 가? 야반도주를? 설령 동생이 그러자 허드라도 형이 말리는 것이 도리지, 이거는 꺼꾸로. 이런 노릇이 어디 있단 말인가. 참말로 면구스러워서. 형님이 나한테 내놓고 그러시든 않지마는, 나만 보면 꼭 그 말씀을 허실 것만 같어 조마조마……허네, 내가. 강모 그리 된 것이 부랑배 형을 둔 탓이라고…….”
수천댁의 음성이 속에서 치받으며 격해졌다.
 
수천댁이 강모를 욕하며 분을 토하는 부분으로, 아무런 소식이 없는 강모를 문중 사람들 모두 불효자라고 생각한다. 
최명희, {혼불} 5권, 2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