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렁게 순 날강도지, 날강도. 뻬 빠지게 농사 지어 갖꼬 딱 절반을 뺏깅게 두 눈꾸녁 번언히 뜨고 날강도를 당허는 거이여.”
“절반? 전부 다제, 그거이 어찌 절반이여? 껍데기만 냉기고 다 갖다 바치는디.”
그것도, 수리 조합이 있는 구역 내에서는 물세를 포함하여 소작료 육 할을 거두어 갔다. 열 가마 거두면 다섯 가마나 여섯 가마를 소작료로 내야 하니, 동척의 농사 지도원이
“검견(檢見).”
하겠다고 구두(口頭)로 통지를 해 오면, 사람들은 머리 속이 아찔하게 휘돌리며 다리에 힘이 수르르 빠지는 것이었다.
소작료를 매기려고, 논에 서서 눈을 가무스름하게 뜬 채로 휘이휘이 사방을 둘러보는 유사의 얼굴을 힐끔힐끔 바라보는 작인의 허옇게 메마른 입술은 애가 타다 못해 다닥다닥 딱지가 앉아 있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