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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 분출

노(怒)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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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아아, 너도 위로넌 부모를 뫼시고, 아래로넌 자석 손자를 키우는 놈이라먼 이렇게 헐 수가 있단 말이냐아. 내가 오널은 사생결딴을 낼라고 쫓아왔다. 니가 아무리 가문 좋고 재산이 많다고는 허지마는, 사람의 탈을 쓰고 이렇게는 못헐 거이다. 있는 사람의 문서에는 논 서 마지기가 애기 콧구녁에 코딱지 같은 거일랑가 모리겄다. 그런디이, 우리 없는 사람은 그거이 아니여어, 그거이 아니라고오. 너느은 있는 재산에다가 귀 맞출라고 우리 논을 샀겄지마안, 우리는 목심을 팔어 넹긴 거이다아. 아이고오. 아이고오, 이런 천하에 날도적놈아아. (중략)그것도 우리 집 논 문서 말어갈 적으는, 금방 돈을 준다고 큰소리 땅땅 치고 가지가드니, 니 눈꾸녁으는 그거이 종우 쪼각으로 뵈이드냐? 그거이 종우 쪼각으로 뵈이여어? 공으로 뺏어가다시피 해 놓고는, 그나마도 철을 넹기고 자식을 얼려 쥑이드락 돈을 안 주먼 어쩔 거이냐, 어쩔 거이여?”
쇠스랑을 거꾸로 치켜 든 쇠여울네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살아가기 힘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쇠여울네는 극단에 다다른 절망감을 견디다 못해 쇠스랑을 쳐들고 분개하면서 화를 표현한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화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가져오지는 못하지만 소설 {혼불}에서는 현실의 장벽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열망의 분출을 내포하고 있다. 
최명희, {혼불} 3권, 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