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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에 대한 분노

노(怒)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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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노옴. 이노옴. 차라리 썩 나가서 죽어라. 너 같은 놈은 일찍 죽어야 다른 사람한테 덕이 된다. 내 눈앞에 보이지도 말어. 도대체 네가 이날 이때까지 똑바르게 사람 노릇을 헌 게 무어냐, 으응? 참,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더니 이레 안에 배코를 쳐도 유분수지, 이제 귀때기 새파란 녀석이, 나이 주먹만한 것이, 벌써부터 기생 첩질로 가산을 탕진허기 시작허네그려. 패가 망신이 다른 게 아니다. 어떤 소갈머리 없는 위인이 전답을 날리고 패가를 허는가, 내, 속으로 웃었더니 그게 바로 내 일이 되었구나. 허이구우.”
“형님, 고정하십시오. 젊은 나이에 호기심도 있고 객기에 한 번.”
기표가 채 말을 맺기도 전에 이기채는 벼락을 친다.
“뭐어? 호기시임? 무슨 호기심? 왜 여자가 어디 기방에만 있는가? 그럴작시면 장가는 왜 들어? 일구월심 저 하나를 기다리는 제 사람이 있는데, 필요허먼 집으로 올 일이지 객기는 무슨 놈의 객기를, 부릴 데가 없어서 삼백 원씩 퍼다 바치고 화류계 계집한테 부린단 말이야? 허허어 참, 너 객기 한 번 비싸게 부리는구나? 으응?” 
아버지 이기채는 강모가 전주에서 만난 여인 오유끼를 위해 삼백원의 공금을 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기채는 아들 강모에게 기대했던 바에 대한 상실감 때문에 불같은 노여움을 표현한다. 
최명희, {혼불} 2권,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