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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느리의 행위에 대한 호통

노(怒)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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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무슨 심산으로 그렇게 양식을 퍼냈느냐? 그렇게도 대중을 못하겠더냐? 그릇 수 따라서 알맞추어 양식 대중하기가 그렇게 어려워?”
율촌댁 음성에 모가 섰다.
효원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앉아 아무 대꾸가 없었다.
“그래서야 어디 대궐 살림이라고 견디어 낼 재간이 있겠느냐? 허허어. 네가 시에미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었구나. 한 끼니 놉밥이 세 끼니 모가치가 넘는 것이 어디서 배운 요량이란 말이냐? 그렇게 네가 표시내지 않어도 천석꾼 만석꾼 대갓집 따님인 것은 내 알지만, 가난헌 집으로 출가해 왔으면 이 집 가풍대로 다소곳이 따러야지, 참으로 괴이하고 알 수 없는 일이로다. 인심을 얻을 데가 따로 있지 놉들한테 인심 얻어 무슨 일을 꾀하겠다는 것이냐? 누구는 칭송을 들을 줄 몰라서 쌀 한 톨을 애끼는 줄 알았더냐? 괘씸한 것 같으니라고.”
효원이 고개를 수그린 채 가만 있자 율촌댁은 할 말을 한꺼번에 다하겠다는 듯이 다그쳤다. 
놉들에게 주는 쌀을 아끼지 않았다고 호통치는 율촌댁에게 자신의 사정을 말하다가 되려 더 야단을 맞게 되는 효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절약정신이 없다며 효원에게 화가 난 율촌댁이 노여운 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부분이다. 율촌댁은 자신의 의사를 묻지 않고 제멋대로인 며느리에게 모욕감을 느낀 터다. 절약정신이 없는 효원에게 화가 난 율촌댁이 노여운 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속내를 보면 자기를 무시하는 듯한 며느리의 행위에 대한 노여움을 표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명희, {혼불} 2권, 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