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낭장 겸 병부원외랑(內侍郎將兼兵部員外郞) 장보(莊甫)는 성질이 강정(剛正)하여 권귀(權貴)에게 아첨하지 않았다. 일찍이 내시장군(內侍將軍) 정존실(鄭存實)이 사람을 대하는 것이 교만하고 거만스러운 것을 면대(面對)하여 책망하였더니, 중방(重房)에서 듣고 장보가 장관(長官)을 능욕하였다고 탄핵하고 거제현령(巨濟縣令)으로 좌천시킬 것을 논의하였다. 보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여 추밀원에 가서 원사(院使) 상장군 이광정(李光挺)과 부사(副使) 상장군 최충렬(崔忠烈)에게 말하기를, “가만히 들으니 공(公)들이 장보를 바닷가로 좌천시키고자 한다는데, 보에게 무슨 죄가 있습니까?" 하며, 말과 태도가 모두 거칠었다. 광정 등이 노하여 즉시 먼 섬으로 귀양을 보내고 몰래 사람을 시켜 강 속에 빠뜨려 버리니, 듣는 사람들이 애석하게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