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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분에서 공분으로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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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에 나타나는 마당정신, 쉽게 말해 풍자와 해학을 통해 투쟁과 대결 그리고 어떤 저항을 거쳐 결속력을 강화하면서 궁극적으로 극적인 화해를 이끌어내는 마당정신의 기저는 한 마디로 ‘열린 포용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포용성은 분노의 위장 혹은 숨김의 상태에서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의 유도를 전제로 한다. 또한 그러한 공감의 근거는 발분 상황에 대한 인식의 공유를 전제로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그래서 희망을 욕망하고 결론 삼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마당극의 한 특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당극이 그런 예술 행위 자체로 희망을 위한 어떤 ‘투쟁’을 선동한다기보다는 투쟁의 ‘길’을 보여준다는 데서 의의를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비극적 결말의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럴 경우 희극적 혹은 희망적 결말이 자칫 가져올지도 모를 허망한 승리에 대해 현실적인 명백한 패배를 택함으로써 충격과 분노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런 감정적 선동이 현장적 운동성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으나 자칫 개인적 감수성의 충격으로 전락될 위험성도 내포한다. 이런 위험성을 간과하지 않는 것도 이 글의 임무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마당극의 탄생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우선 마당극이 전통연희 중의 하나인 탈춤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통시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탈춤의 ‘판’과 마당극의 ‘마당’이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지점이 설정될 것이다. 이 지점은 추후 마당극에 함의된 분노의 시학적 특질을 설명하는 주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당정신의 기저를 살피는 일에도 천착해야 한다. 현재까지 정의된 마당정신의 구체적인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그간 정의되어 온 마당극에 대한 개념으로부터 마당정신의 기저를 탐색하는 과정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를 통해 마당정신의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아보고, 이어 이러한 가치 개념이 갖는 현대적 의의를 추론해 보고자 한다. 마당에 내포된 분노의 시학을 말하는 일은 단순히 분노의 지점들을 찾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거기에서의 분노는 집단화된 분노(혹은 공분)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분노의 시학은 현재적 관점에서의 역동적 혹은 역동적이어야 할 삶의 진실에 대한 예술적 형상화에 다름 아니라고 여겨진다. 
 
조태성, <마당정신의 시학>,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52-154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152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