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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희(喜)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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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시린 나목(裸木)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워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과 같은 ‘목숨’, ‘빈하늘’ 위의 ‘반달’, ‘잎새’ 없는 ‘뜨락’ 등, 시적 화자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자연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시적화자는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점에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빛’이 있기 때문이다. ‘빛’이 있기에 시적화자는 불완전하다고 할지라도 그 속에서 ‘풍요’롭게 혹은 ‘맑고 높’게 살 수 있음을 ‘반달’이라는 소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즉, ‘보름달’에 비하자면 희미하고 반밖에 차지 못한 ‘달’이지만, 충만한 ‘빛’이 있기에 ‘반달’이라 할지라도 차고 넘쳐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의 결핍에도 불구하고 시적화자는 ‘빛’을 통해 풍요로움을 느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분도출판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