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서리가 내려 곡식을 해쳐 백성이 굶주리므로 창고를 열어 구휼하였다. 10월에 왕이 질양에 사냥하러 갔다가 길에서 어떤 사람이 앉아 우는 것을 보고 어째서 우느냐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저는 가난하여 품팔이로 어미를 봉양하는데 금년에는 흉년으로 품팔이할 곳이 없어 한 되 한 말 양식도 얻을 수 없어서 웁니다"고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아, 내가 백성의 부모가 되어 백성으로 이러한 극경에 이르게 하니 나의 죄라" 하고 옷과 먹을 것을 주어 위로하고, 이내 중앙과 지방의 관리에게 명하여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늙은이, 늙고 병들어 가난하여 스스로 생활할 수 없는 이들을 찾아 구휼하게 하였다. 또 담당 관리에게 말하기를, "매년 3월부터 7월까지 官穀을 내어 백성의 식구 수에 따라 차등있게 구휼하고 빌려주었다가 겨울 10월에 상환하는 것을 법규로 삼으니 온 나라가 크게 기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