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하여 초혼식이 거행되기 시작했습니다. … 어슴푸레 월출이 가까워 그 빛에 하늘은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지만, 지상에는 아직 어둠이 깔려 있었습니다. 거기에 몇 만인지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대단히 경건한, 또한 동시에 깊은 그리움을 느끼며 거기에 계셨습니다. 그 가운데 어둑어둑한 불빛 속에서 마치 물결 위에 떠오르는 것처럼 희디 흰 신주(神主) ․ 신인(神人)의 손에 의해 떠올려지는 것이 있었지요. … 그리하여 유유히 떠다니는 구름을 밟아가며, 한 무리의 구름과 같은 모습의 오하구루마를 에워싼 바로 그 때,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내 앞에 계신, 앞서도 말씀드린 것과 같은, 여행길에서 만날 수 있는 노인들의, 할머니들의 모습이, 계속 어딘지- 그 마음이 어떠한지, 선채로 희미하게 보이는 그 모습이었습니다. 어떠한 심정이신 것일까, 기뻐하고 계실까, 슬퍼하고 계실까, 아무 생각도 없이 무심히 어린아이와 같은 심정으로 그 오하구루마의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계신 것은 아닐까 하는 식으로, 나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저희들의 마음가짐으로서는-일본 국민의 마음가짐으로서는 이만큼 기쁘지 않으면 안 될 정도, 기뻐하지 않으면 안 될 때는 없습니다. 그러나 또한 생각하면, 지금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영원한 헤어짐입니다. 평범한 인간의 몸은 계속 삶과 죽음을 되풀이하며, 또는 풀이삭과 같이 말라비틀어졌다가 다시 번성하고, 또 번성했다가 말라비틀어지지만, 카미가 되면 이제 영구히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 이 신들은 영원히 살아갈 수 있지만, 우리네들은 이대로 사라져가는 것이라는 기쁨과 동시에 깊은 인생의 상념에 잠겨 있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국민으로서 느낄 수 있는 영혼 깊숙한 곳까지 사무치는 깊은 감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깊은 정신으로부터 일본인의 끝 모르는 강함이 나오는 것입니다(折口 1968[1943], 396-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