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그렇게 빨리 가다가는
죽을 만큼 뛰다가는
사뿐히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 한 마리도 못 보고 지나치겠네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점심 때쯤 슬슬 일어나 가벼운 키스로 하루를 시작하고
양말을 빨아 잘 널어놓고 햇빛 창가에서 차를 마셔보자
채찍을 든 도깨비 같은 시뻘건 아저씨가 눈을 부라려도
적어도 나는 네게 뭐라 안 해 그저 잠시 앉았다 다시 가면 돼
2009년에 발매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첫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 성찰 없이 바삐 살아가는 도시인들을 비웃으며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