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김지하의 <오적>이라는 시로, 전통적인 운문 양식인 가사, 타령, 판소리 사설 등을 변용함으로써 새로운 장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대담한 사설의 도입과 함께 이루어진 언어의 해체를 부분적으로만 보게 된다면, 김지하의 담시는 분명 시적 긴장이나 정서의 절제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담시에는 시행의 첫 줄에서부터 끝까지 풍자적 어조가 지속된다. 어떤 부분에서는 해학을 동반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비장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그의 풍자는 운문 양식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하나의 경지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김지하의 담시가 지니고 있는 풍자성과 격렬한 어조는 시대성 또는 상황성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지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준다. 시어의 반복과 대담한 생략, 이념적 추상성을 제거해주는 의성, 의태어의 활용, 시의 언어로서 부적절한 것으로 취급되어 온 비어와 속어의 배치 등은 김지하의 담시가 보여주고 있는 수사학적 특징들이다. 이러한 수사적 장치는 권위에 대한 부정, 비리에 대한 풍자와 비판, 시인의 행동적 의지의 적극적인 구현을 위해 기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지하가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상은 재벌, 국회의원, 고급 관료, 장성 등이다. 그는 한국 사회의 상류층이 보여주고 있는 도덕적 불감증과 부정부패, 현실의 삶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호화 사치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