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이 뜨거운 햇빛 밑에서 살을 태우고 피를 말리며
모든 힘을 다하고 오장을 다 태우면서
알뜰히 지어놓은 쌀은 누구에게 빼앗겼는가?
벗아!
똑같은 깃발 아래에서 움직이는
세계의 벗들아, 그러지 아니 하냐?
우리의 희망은, 분노는, 기쁨은, 부르짖음은 모두 우리들 것이 아니다.
위 시는 <카프시인집>(1931)에 실린 김창술(1903~1950)의 <앗을 대로 앗으라> 제1연과 마지막의 제7연이다. 비슷한 내용의 다른 시보다 말을 자연스럽게 하고 공식 용어는 쓰지 않으려고 한 특징이 있다. 제6연까지는 국내에서 벌어지는 착취와 억압에 대해서 말하다가, 마지막의 제7연에서는 전 세계 무산계급이 함께 싸운다는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노선을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