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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적 연대, 고슴도치 딜레마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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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나스가 타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고, 기든스가 새로운 형태의 친밀성과 성찰적 기획을 제안하고, 또 러프킨이 공감에 의한 연대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우리 시대의 다양한 삶의 조건들이 이제는 단순히 개인의 영역에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성의 문제는 보다 확대된 관계성의 장, 곧 타자와의 관계성의 영역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이 문제들은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상실과 결핍을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이 이제는 새롭게 제기되어야 할 때다. 결핍의 문제는 개인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과 연계된 타자,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 대책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한다. 우리 시대에 해방적 연대와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유기적 연대를 통해서 자율적이며 자기결정적인 새로운 공동체의 모색이 그러한 대안이다. 나는 그와 같은 자율적이며 자기결정적인 치유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딜레마를 통해 상상한다. 고슴도치 우화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 바싹 달라붙어 한 덩어리가 된다. 그러나 그들은 곧 서로의 가시가 서로를 찌르게 되자 아프지 않은 만큼 다시 떨어진다. 그러자 그들은 추위에 견딜 수 없어 다시 한 덩어리가 된다. 다시 서로의 가시가 서로를 찔러 그들은 떨어진다. 그러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반복하면서, 마침내 그들은 상대방의 가시를 견디면서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하게 된다. 고슴도치 우화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나는 이 우화를 통해 관계의 설정 방식과 그 과정에 대한 실천적 노력의 층위를 보고자 한다. 고슴도치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 서로의 체온이 필요하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자 하면 가시에 찔리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과연 그 합당한 경계는 어디일까? 심리학에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기를 방어하려는 사람의 심리를 ‘고슴도치 딜레마’라고 한다.  
 
김경호, <사랑의 부재, 결핍>,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241-242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241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