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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족의 결여

애(愛)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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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의 층위는 이렇듯 결핍의 상태로부터 결핍되지 않는 근원의 상태 그리고 결핍이 극복된 상태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결핍자체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수용의 입장이다. 과연 결핍의 상태는 항상 극복되고 충족되어야 하는가? 결핍은 수용적 층위에서 결핍을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예상할 수 있다. 결핍이 충족에 대한 욕구와 욕망을 전제하지만, 결핍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결핍 혹은 결여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경우, 특히 물질적 조건과 관계성에 대한 능동적인 수용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을 기반으로 하여, 최소 소비를 통해 인간적 고귀함을 추구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자발적 결핍의 형태는 스스로 물질적 풍요로움과 충족함을 갈구하지 않겠다는 의지적 선택이다. 그러나 결핍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감성적 층위에서 결핍된 상태를 부정적으로 수용할 경우이다. 그러한 결핍은 충족의 욕구와 욕망과 직접적으로 강렬하게 연결된다. 이럴 경우, 물질적 조건이나 심리적 상태에 대한 결핍의 강렬한 요구와 저항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관계성에 대한 문제로 확장된다. 결핍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 사람과 사람이 구성하는 관계성의 문제와 결부되어 사회적인 문제와 연동하게 된다. 결핍에서 비롯한 욕구, 욕망, 그리고 타자와 관계성 문제 등은 구체적으로 애정의 결핍/관계의 결핍문제로 나타난다. 결핍의 문제는 애정/관계 결핍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적 에너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섹스의 문제, 성적 결핍 혹은 그 결핍의 과잉으로 나타나는 섹스중독, 그리고 약물중독과 알코올중독 등과도 연관된다. 또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영역에서도 결핍의 문제는 인간의 욕망과 관련하여 나타난다.  
 
김경호, <사랑의 부재, 결핍>,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233-234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23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