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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찰적 기획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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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고 유랑하는 자아에 대한 각성은 보호막과 참의 세계에 대한 갈망을 반영한다. 실존적 위기를 보호해줄 대안을 갈구한다. 앤소니 기든스는 『현대성과 자아정체성』에서 삶의 진정성을 회복하고 삶의 웅혼한 지평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아 정체성에 대한 성찰적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찰적 기획은 결핍된 인간의 조건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의미한다. 이것은 완전함 혹은 삶의 이상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반영한다. 결핍의 수동성으로부터 사랑의 능동성으로의 전환을 위한 실천과 사유가 요청된다. 분투Conatus를 강조했던 스피노자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는 의식적으로 알아채지 않고도, 또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도 개체 자신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수행한다고 이해한다. 스피노자를 재해석했던 안토니오 다마지오도 『스피노자의 뇌』에서 “느낌은 궁극적으로 자기 보존을 위한 의도적인 노력과 어떤 식으로 자기 보존을 이룩해 나갈지에 대한 의도적인 선택을 이끌어 나가데 된다. 느낌은 자동적인 방응인 정서를 어느 정도 의지로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의 길을 열어준다.”고 말한다. 생명체는 결핍의 느낌으로부터 오히려 그것을 넘어서려는 새로운 생명현상을 드러내는 창발의 획기적인 전환을 이룬다. 생명체에 있어 결핍은 최종적인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불과하다. 결핍은 생물학적인 항상성을 회복하기 위한 자기 극복의 분투를 요청한다. 자기 보존을 위한 의도적인 노력과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의도적인 노력과 방법에 대한 고려는 개체의 측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개체가 관계 맺고 있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포함한다. 그런데 현대인은 결핍을 자기 향상을 위한 과정으로 파악하지 않고 최종적인 결과로 단정 지으려한다. 자신의 기대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결핍의 상황을 인생의 막장으로 간주하고,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한다. 유쾌하지 않은 일상에서 생존한다는 것 그 자체를 결핍의 양상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결핍에 따른 불만과 짜증은 단순히 개인의 감성적 층위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결핍의 문제는 자아의 영역만이 아니라 사회적 연관, 관계의 장에서도 파악되어야 한다. 사랑과 더불어 결핍의 문제를 인문학적인 성찰을 통해 파악해야 할 이유는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김경호, <사랑의 부재, 결핍>,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228-229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228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