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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처녀, 그리고 창녀

애(愛)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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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주체로서의 남성은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앞서 살펴보았듯 여성은 자신을 남성의 욕망에 적합한 대상, 남성의 욕망에 따라 교환되는 대상, 즉 상품으로 만들고자 한다. 남성경제의 담론에서 분명한 것은 어머니든, 처녀든, 창녀든 모든 여성들은 남성 경제의 시장 안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상품에는 서로 다른 사회적 가치가 매겨진다. 어머니는 이미 아버지의 소유물이 된 “번식의 도구”로서 이미 유통이 끝난 상품이다. 어머니는 한 때 욕망되었으나 더 이상 욕망되지 않는 낡은 상품이다. 이와 달리 창녀는 이미 현실적으로 교환되고 있는 상품이지만 재생산의 도구가 될 수 없는 상품이다. 창녀는 남성 재생산을 위해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 쾌락을 위해 교환된다. 물론 여성을 통해 쾌락을 추구하는 일 또한 남성 연대를 강화시킨다. 향우회나 동문회를 끝내고 3차, 4차로 “언니”들을 찾아가는 우리 사회 남성들의 집단 문화를 보라. 그러나 쾌락을 위한 상품은 재생산을 위한 상품만큼의 가치를 갖지는 않는다. 따라서 창녀는 평가절하된다. 마지막으로 “남성 경제”에서 가장 높은 교환가치를 지니는 상품은 뭐니 뭐니 해도 처녀이다. 처녀는 현실적으로 아직 교환되지 않았기에 여전히 교환될 수 있는 상품이며 재생산의 용도에 적합하다. 따라서 처녀는 최상의 가치를 갖는다. 어머니, 처녀, 창녀라는 이 세 가지 종류의 상품은 모두 “남성을 위한 가치를 내비치는 거울”이다. 이 상품으로서의 여성들은 남성들의 주체성을 확증하고 재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교환 가치를 갖는 상품은 처녀이다. 왜냐하면 처녀는 남성 재생산의 목적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성들은 처녀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대부분 처녀가 되고자 한다. 그것이 여성들이 “남성경제”에서 가장 잘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언젠가는 유통기한이 끝난 어머니가 되겠지만 말이다. 반면 “남성경제”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저열한 가치를 부여받는 것은 창녀이다. 창녀는 재생산이 아니라 쾌락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남성 재생산의 목적에 기여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창녀는 재생산을 위한 제도 즉 결혼의 밖에 있기에 재생산을 위협한다. 따라서 창녀는 더러운 것으로 간주되며 오직 은밀히 향유될 뿐이다.  
 
이현재, <로맨스 정치경제학>,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211-212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211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