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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사랑에 대한 열망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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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랑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노래로는 우선 홍랑과 계랑의 시조를 들 수 있다. 이들 작품들은 대개 사랑이 가져다 준 슬픔을 표출하는 데에 치중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러한 표출이 삭임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사랑을 욕망하는 중의적 표현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더불어 기녀들이 남성의 쾌락을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해소하기 위한 대상으로 기능했던 만큼 보통의 여성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던 문화적 표현과 관능의 기술이 허용되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묏버들 가려 꺾어 그대에게 보내나니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주무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잎 곧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최경창과 홍랑의 시비 위 노래는 조선 선조시대 함경도의 기생이었던 홍랑이 최경창崔慶昌(1539~1583)과 이별할 때 부른 것이다. 이별의 장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며 슬픈 사랑을 노래한다. 임과의 이별 앞에서 화자는 산버들 가지를 꺾어 건네는 것 말고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 자신은 천한 기녀에 불과한데 임은 문장으로 명망 높은 사대부이니 무례히 울며 잡을 수도 없는 처지이다. 그래서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정표情表로 삼고자 한다. 화자가 건네는 묏버들 가지는 단순한 버들가지가 아니라 화자 자신이 올곧이 투사된 정情의 표상이다. 그래서 그 버들가지를 창밖에 심어 새 잎이 나면 자신인양 여겨달라고 임에게 당부한다.(김상진, 「시조에 나타난 사랑의 정의와 그 형상」) 이 노래의 주요 시구가 상징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일도 이 노래에 담긴 감정의 진위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묏버들’, ‘가려 꺾어’, ‘밤비’, ‘새 잎’ 등이 그것이다. ‘묏버들’은 물론 화자 자신이다. 그리고 ‘가려 꺾어’는 화자의 동작을 말하면서도 마음 상태까지 표현하는 시구라고 할 수 있다. 무언가 선택하려는 화자 자신의 의지가 투영된 시구라는 것이다. 즉, 이러한 적극적인 의지로써 변함없는 사랑과 삶의 진정성을 확보하려 애쓴 작품으로 보아도 무방하다.(이화영, 「기녀들의 조소와 신뢰회복 의지」) 이 노래와 관련한 일화도 살펴보자. 어느 날 최경창이 함경도의 관리로 부임해오게 되고, 평소부터 최경창을 흠모해오던 홍랑은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최경창이 이듬해 부임지를 떠나면서 생이별을 하게 된다. 홍랑은 그리움을 이기지 못해 시조 한 수를 지어 한양으로 보낸다. 홍랑과 이별하고 한양에 도착하게 된 최경창은 상심으로 인해 시름시름 병을 앓게 되었고, 이 소식을 들은 홍랑은 조정의 이주 금지령을 어기고 무려 7일을 밤낮으로 걸어 한양으로 향한다. 그런 그녀의 극진한 간병을 받고 최경창은 완쾌 되었고, 홍랑이 다시 함경도로 돌아가 이별할 때 송별이라는 답시를 지어 슬퍼한다. 이 시조가 참 사랑의 열망임을 알 수 있는 것은 그들 사이의 이런 일화가 공식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홍랑은 최경창이 죽은 후 그의 묘를 지키다 죽었다. 그러자 최씨 집안에서 선영의 한 쪽에 묘를 마련했다고 하는 사실이 기록으로 전한다. 당시 양반의 선영에 천민의 묘를 마련했다는 것은 문중에서도 그녀의 존재를 인정했다는 말과도 다름 아닐 것이다. 더불어 최경창 자신이 이 노래를 직접 한역하여 자신의 문집인 <<고죽유고孤竹遺稿>>에 「번방곡飜方曲」이라는 이름으로 수록했다는 사실로 보아도 이들의 사랑이 거짓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다음은 「번방곡」 전문이다. 버들 꺾어 천리 밖 님에게 보내나니 折楊柳寄千里人 나를 생각하며 뜰 앞에 심어보소서. 爲我試向庭前種 하룻밤 사이 새잎 나면 아실 터이니 須知一夜生新葉 수심 가득 얼굴이야 내 모습이리라. 憔悴愁眉是妾身  
 
조태성, <거짓사랑과 참사랑의 경계>,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179-181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179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