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DB에서 검색하고자 하는 내용을 입력하고 를 클릭하십시요.


   ‘사치노예’의 사랑은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내용보기

강화된 가부장권에 의해 양반가의 부부 관계는 수직적 관계로 재조정되었고, 그 안에서 여성들은 ‘요조숙녀’나 ‘열녀’로 이미지화 되어 버린다. 더불어 합법적(제도적)으로 성적 욕망을 해소할 수 있게 된 남성들에게 있어 기녀는 오직 교녀嬌女 아니면 요부妖婦로 이미지화 되어 버리는 것이다. 기녀를 ‘사치노예’(김동욱, 「이조 기녀사 서설」)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이미지화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만들어진 것’으로서의 “외모와 거동에서 풍겨 나오는 화려함과 진솔한 감정의 토로, 그리고 자유로운 행동”(황수연,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본 18세기 기녀 대상 한시」)으로 말미암아 ‘사치’를 이야기하면서도 ‘노예’라는 언급 또한 잊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기녀들이 사대부 남성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 혹은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사랑’이어야 했다. 그런 까닭에 기녀들이 가져야 할 감정 이미지는 거의 대부분 ‘사랑’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장소에 따라 ‘이별의 정한’으로 혹은 ‘재회의 기쁨’으로, 어떤 경우 노골적인 ‘성애’로 나타난다. 그래서 이때의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충분하다. 감정 이미지 자체가 두 개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진위 여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런 사랑이 ‘만들어진’ 것이 확실하다면 그것은 이미 구조적인 것-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제는 감성의 진위를 물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이미지화된 대상이 기녀라면 그녀의 삶과 사랑 또한 모두 꾸며진 것이라는 의심을 놓지 않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태성, <거짓사랑과 참사랑의 경계>,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171-172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171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