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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회록 – 윤동주

구(懼)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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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시적화자는 ‘밤이면 밤마다’ 손발을 다해 ‘거울’을 닦는다.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의미를 갖는다. 시적화자가 거울을 닦는 시간은 즉, ‘부끄러운’ 자아를 인식하고 반성하는 ‘참회’의 시간에 다름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과거의 삶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부끄러움을 느끼며 참회하는 모습은 ‘슬픈 사람의 뒷모양’으로 나타날지언정 실천적 의지가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윤동주, 최동호 엮, <<원본 윤동주 시집>>, 깊은샘, 2011.  
이은애, <윤동주의 시세계 연구>, <<한국문예비평연구>> 제18집,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