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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사만록(東槎漫錄)> 권말시

구(懼)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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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하지 않은 몸으로 강호에서 방랑하며 밝은 시대를 만나 한가로이 지낸다고 자위했더니 잠깐 본 정세가 위태롭기만 한 판국인데 외교 담판을 하며 시비를 가리려 하는구나. 아득한 물결 저편에 일본의 하늘이 나직하고, 해 저문 날 사신의 배에 눈이 쏟아져 내리네. 부끄럽다 나는 종사관이라지만 재주도 힘도 없어 국록만 축냈다고 시인이 기롱할까 두렵네 
이 시는 1884년(고종 21) 갑신 정변 직후에 일본에 간 사신의 종사관이었던 박대양의 <동사만록>에 실린 권말시이다. 흥미로운 풍속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지난날의 관계를 이었으며, 권말에다 기행시를 모아놓았다. 바람이 몰아쳐 더 나아가지 못하고, 밤에 물결치는 곳에 누워서 입속으로 읊조렸다는 시이다. 심각한 담판을 해야 할 사태와 무력하기만 한 자기 처지, 배를 타고 험한 바다를 건너야 하는 긴박감과 자유롭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이 빚어내는 갈등이 잘 나타나 있다. 오랜 작풍을 이어 새 시대의 상황을 노래했다. 
조동일, [한국문학통사5:근대문학 제1기], 지식산업사, 2005, 141~1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