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몸이 압록강을 건너올 때에
가슴에 뭉친 뜻 굳고 또 굳어
만주들에 북풍한설 몰아부쳐도
타오르는 분한 마음 꺼질 바 없고,
오로라의 얼음산의 등에 묻혀도
우리 반항 우리 싸움 막지를 못하리라.
피에 주린 왜놈들은 뒤에 따르고
괘씸할사 마적떼는 앞길을 막구나
황야에는 해가 지고 날이 저문데,
아픈 다리 주린 창자 쉴 곳을 찾고,
저녁 이슬 흩어져 앞 길 적시니
쫓기는 우리의 신세가 처량하구나.
독립군이 기백이 높아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쓰라린 패배가 거듭되는 것이 실제 상황이었다. 승리의 노래와 함께 고난의 노래도 있는 것이 당연했다. 이 노래는 독립군이 겪고 있는 처참한 시련을 나타내면서 투지를 다짐했다. 행진곡으로 쓰이는 군가와 달라 곡조보다 말이 더욱 중요하고, 부푼 희망에 의한 상상이 아닌 실제로 겪는 고난을 토로하는 데 네 토막 가사 형식은 더욱 적합했다. 앞뒤에 적이 있어 생명이 위태롭고, 아픈 다리 주린 창자를 쉴 곳이 없는 사정과 처절한 독립군의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