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DB에서 검색하고자 하는 내용을 입력하고 를 클릭하십시요.


   미시마 유키오三島由起夫의 「영령의 소리英霊の聲」

구(懼)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내용보기

일본이 졌다는 것 / 농지개혁 / 사회주의적 개혁 / 우리 조국의 패배 / 패전의 짐을 모두 지는 것, 다 좋다 / 우리 국민은 그 짐을 잘 짊어졌고 / 시련을 견디고 나서도 아직 힘이 있다. / 굴욕을 견디는 것 / 반항할 수 없는 요구를 깨끗하게 받아들이는 것, 다 좋다. / 하지만 단 하나, 단 하나 / 어떠한 강제, 어떠한 탄압 / 어떠한 죽음의 협박이 있다 하더라도 / 천황폐하는 인간이라고 선언하면 안 된다. … 그것을 허구라고, 그것을 거짓이라고 꿈에도 말하지 못할 것 / (만약 사람의 마음속이 깊어서,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 의복에 옥체를 감싸 안으시고, 밤낮 / 궁중 안채의 그 깊은 곳에 황조황종(皇祖黃宗)의 영혼 앞에 무릎 꿇고 / 신을 위해 죽은 자들의 영혼을 기리고 / 그저 머리 조아리고, 그저 기원하오니 /어찌 신성하지 않으리오. 어찌하여 천황폐하는 인간이 되었사옵니까. 어찌하여 천황폐하는 인간이 되었사옵니까. 어찌하여 천황폐하는 인간이 되었사옵니까. …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영령의 소리英霊の聲」(1966)에서 특공대원으로 죽은 병사들이 귀신이 되어 출현하는 대목이다. 미시마는 당시 아라히토가미現人神였던 천황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쳤으면서도, 전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천황이 ‘인간선언’을 함으로써 그 죽음이 소위 ‘개죽음’이 되어버린 특공대원들의 배신감과 절망감을 영매의 입을 통해 격렬하게 표출하고 있다. “어찌 천황폐하는 인간이 되었사옵니까”라며 비장하게 외치는 망령亡霊들의 목소리는 전후의 경제 부흥 속에서 일상의 쾌락에 탐닉하는 산 자들의 공동체에 결코 봉합될 수 없는 사자들의 원한에 넘치는 절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三島由紀夫, 1973[1966], “英霊の聲,” [三島由起夫全集 17], 東京:新潮社.  
이영진, 2013, “전후일본과 애도의 정치: 전쟁체험의 의의와 그 한계,” [일본연구논총]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