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4.19가 일어난 뒤, 젊은 날에 가졌던 열정과 꿈들은 이미 지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시적화자는 당장 현실의 삶을 ‘살기 위해 살고 있는’,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옛사랑이 피 흘린 곳’도 이제 ‘낯선 건물’이 들어서 버렸다. 하지만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며 바람을 통해 시적화자에게 ‘부끄럽지 않은가’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시적화자는 애써 무시하며 다시 ‘중년기의 건강’을 문제삼는다. 그러한 모습은 과거 혁명의 모습과 열정을 찾을 수 없을뿐더러 어쩔 수 없이 현재의 삶을 고민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하며 우울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