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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케우치 요시미의 루쉰

구(懼)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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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루쉰의 문학을 어떤 본질적인 자각, 적당한 표현이 없지만 억지로 말하자면, 종교적인 죄의식에 가까운 것 위에 두고자 하는 입장이다. 내가 볼 때 루쉰에게는 확실히 그러한 억누를 수 없는 어떤 것이 있었다. … 이 ‘종교적’이라는 표현은 애매한데, 루쉰이 에토스ethos의 형태로 잡았던 것은 무종교적, 아니 오히려 반종교적이기조차 하지지만, 그 틀어잡는 방식은 종교적이었다는 정도의 의미다. … 그는 선각자가 아니었던 것처럼 순교자도 아니었다. 그러나 구현방식은 나에게 순교자적으로 보인다. 루쉰의 근저에 있는 것은 누군가에 대한 속죄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고 나는 상상한다. 누구에 대한 것인지는 루쉰도 확실히 의식하지 못했던 듯하다. 단지 그는 깊은 밤에 때로는 그 무엇인가의 그림자와 대좌(對坐)했을 따름이다(산문시집 [野草] 및 기타). 그것이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하다. 중국어의 ‘구이’(鬼)가 그것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다케우치 요시미의 [루쉰] 서론의 일부이다. 다케우치는 루쉰의 문학의 본질을 종교적인 죄의식, 즉 누군가에 대한 속죄의 마음에서 비롯한 부끄러움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케우치 요시미竹内好, [루쉰], 서광덕 옮김, 문학과지성사(2003).  
이영진, “오월의 마음을 찾아서: 80년 오월 이후 한국 사회의 ‘부끄러움’의 계보학,” 2015년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학회 발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