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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 궁극의 상실

애(哀)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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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잠깐 「공무도하가」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를 들어보자. 다음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나온 글이다. 「공무도하가」의 주제는 설화문맥에서 본 바와 같이 ‘임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며, 중심소재는 ‘강’ 또는 ‘물’이다. 이 노래가 세계에 대한 근원적 물음으로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고대가요로서 이 노래가 지닌 의의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 노래는 죽음을 철저히 경험적 현실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아내의 비극적 의식을 극적 독백화법으로 표출하고 있다. 따라서 노래에 나타난 미의식은 비극미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이 작품에서 ‘현실적인 것’은 남편의 익사이며, ‘이상적인 것’은 남편이 강물에 빠져 죽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다. 그러나 작품의 실제 어조에서는 후자에의 신념을 처음부터 포기한 상태에서, 즉 ‘이상적인 것’에 대한 지향이 애초부터 열세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것’에 대한 저항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상적인 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불리한 쪽을 추구한다는 것은 비극적 갈등일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현실적인 것’으로 인한 깊은 상처 내지는 파멸만 남을 뿐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 구현된 미는 신화적 숭고 내지는 주술적 숭고의 파탄으로 초래된 비극미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공무도하가」의 주제에 대해 슬픔을 들고 있으며, 그 슬픔이 상실, 그것도 죽음으로부터 비롯되는 상실에서 비롯한 것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주제는 슬픔이면서도 이 노래에 대한 해석은 주로 죽음에 맞추어져 있다는 의미로도 파악된다. 그러다보니 죽음에 대한 의미 부여가 시작되면서 작품에 대한 미학적 면모는 비극미가 된다. 요컨대, 작품 자체가 가진 주제, 즉 슬픔에 대한 의미 부여는 도외시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자들이 노래와 배경설화를 함께 보았던 까닭에 비극 혹은 비극미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 노래에 대한 미감으로서의 ‘비극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노래 자체에서 분석되거나 혹은 투영된 화자의 심적 태도에 더 주목해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노래를 그 자체로만 보자면 슬픔은 인지되지만, 그것이 겉으로는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등이 그것이다. 그런 드러나지 않음이 곧 문학의 한 기능이 아닐까 하는 일종의 해석학적 제안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공후인(箜篌引)」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노인부부를 동정하는 슬픈 심정이 진실하게 구현되었다. 목숨을 잃은 남편을 뒤따라 죽은 노인의 아내가 부른 노래 그대로라기보다는 그 심경을 감수한 여옥의 체험과 동정의 뜨거운 열정이 담겨졌다고 할 수 있다.”(최철, <<한국문학개론>>)는 진술은 매우 흥미롭다. 작품 자체가 가진 슬픔이라기보다는 그런 심경에 동화된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슬픔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옥은 드러나지 않은 슬픔을 드러나게 하는 일종의 설화적 장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조태성, <죽음, 그 시공의 초월적 변주>,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68-170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168쪽.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