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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한 올, 속살에 젖어오는 영혼

애(哀)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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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무덤가에」라는 이 시에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비롯한 화자의 외로움과 슬픔이 잔잔히 묻어 나온다. 당신의 무덤가에 패랭이꽃 두고 오면 당신은 구름으로 시루봉 넘어 날 따라오고 당신의 무덤 앞에 소지 한 장 올리고 오면 당신은 초저녁별을 들고 내 뒤를 따라오고 당신의 무덤가에 노래 한 줄 남기고 오면 당신은 풀벌레 울음으로 문간까지 따라오고 당신의 무덤 위에 눈물 한 올 던지고 오면 당신은 빗줄기 되어 속살에 젖어오네. (「당신의 무덤가에」) 아내의 무덤을 찾는 화자에게 그 무덤은 더 이상 죽음의 상징이 아니다. 그 무덤을 찾는 화자에게 아내의 영혼은 때로는 구름이거나 초저녁별이 되기도 하고, 풀벌레가 되거나 빗줄기가 되어 언제나 함께 하는 존재임을 각인시키는 매개가 된다. 그래서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화자에게 있어서만큼은 비록 작품 속에서나마 언제나 함께 하는 존재가 되었다. 죽은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하든 그 아내는 언제나 함께이다. 육체는 벌써 사라졌지만 영혼은 남아 속살에 젖어오는 그런 아내를 화자는 어느 때든 어느 곳에서든 항상 느끼고 있는 것이다. 느낀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화자 자신의 삶은 물론이요 그 삶 속에서 언제나 살아 있는 아내의 존재를 인정하는 말과 다름 아닐 것이다. 
 
조태성, <죽음, 그 시공의 초월적 변주>,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60-161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160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