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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 삶의 또 다른 변주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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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혹은 죽는다는 말은 언제나 슬픔이라는 감정을 상기하게 한다.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이자 마음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죽음은 그런 감정 상태 이외에 과연 또 다른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혹은 언젠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목도하게 된다면 그 죽음에 대해 이런 감정 이외의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아니 할 수 있을까? 죽음에 반드시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것일까? 부질없는 물음이기는 하지만 삶에 대한 어떤 가치 혹은 의미를 찾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 번쯤은 거쳐야 할 생각들이지 않나 싶다. 그랬던 까닭일까, 예나 지금이나 그런 생각들은 분명 존재해 왔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의 편린들은 수많은 글을 통해 지금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에 실린 일련의 시들은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쓰인 작품들이다. 1986년에 발간된 이후 당대의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이후 영화화되었던 시집이기도 하다.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비롯했던 절절한 슬픔은 물론이요, 그 죽음으로부터 다시 부활하려는 삶의 역동성까지 담아낸 명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쓰인 글들은 그 이전 시대에서부터도 이미 존재해 왔던 바다. 도망시(悼亡詩)가 그 적절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조선의 사대부들이 주로 썼던 도망시에는 아내의 죽음과 그로 인한 애달픈 심사가 절절히 맺혀 있다.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작품은 도망시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내의 죽음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누이의 죽음을 노래한 향가인 「제망매가」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제망매가」의 모티프는 이천 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현대의 시인들에 의해서도 차용되어 수많은 작품으로 재탄생되기도 하였다.  
 
조태성, <죽음, 그 시공의 초월적 변주>,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56-157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156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