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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난다~ 화가 난다~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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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분노가 시작되었다. 빨강‧노랑‧주황색의 분노한 새들은 자신의 몸을 날려 각종 장애물을 격파한다. 이 새들의 이름은 ‘앵그리버드angry birds’이다. ‘앵그리버드’는 돼지에게 자신들의 알을 강탈당한 ‘분노한 새들’이 알을 되찾기 위해 장애물을 격파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모바일 게임이다. 이 게임은 2009년 출시되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3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이 플래시 게임의 캐릭터를 공중파에 옮겨온 개그맨은 짜증스럽고 화가 난 표정으로 “화가 난다~ 화가 난다~”라고 말한다. 앵그리버드는 비록 모바일 게임으로 시작되었지만, 그것의 광범위한 유통은 분노에 대해서 재고하게 한다. 앵그리버드는 불의한 상황과 탐욕스러움에 용감하게 항거하는 미약한 존재들의 분노를 보여준다. 실제로 펭귄의 경우, 자신들의 알을 훔치려는 괭이갈매기에 집단적으로 저항하여 적의 침탈을 물리친다. 이들의 행위는 자신의 생존과 안위를 위해 분노하고 저항하는 단면을 보여준다. 새들의 저항이라는 상징성은 분노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저항의 분투를 각성시킨다. 열패감에 젖었던 세기말의 현대인들에게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를 보내어 말한다. 천민으로 노예적인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숭고한 주인으로 살아갈 것인가? 니체는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동력은 ‘힘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한다. 니체가 힘과 권위의 상징이었던 신의 죽음을 선언하면서 초인을 부르는 것은 그가 당대의 부조리함에 맞설 수 있는 분노와 적개심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아우슈비츠의 절망을 겪으면서, 인간이라고 하는 유적 존재가 인류에게 행했던 잔혹한 폭력에 카뮈는 절망한다. 폭력과 부조리에 무감한 현대인들에게 카뮈는 이방인을 보낸다. 그는 부당한 폭력과 제도에 맞설 수 있는 분노와 저항의 에너지를 가진 반항인을 보낸다. 니체나 카뮈가 제안하는 것은 결국 ‘온전한 인간의 재발견’이다. 니체의 말처럼 온전한 인간의 재발견은 ‘자신의 옳음’을 고집하는 것보다 <자신의 그릇됨>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그릇됨을 인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풍요로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 풍요로운 인간은 바로 옳음을 긍정하고 부당함에 저항하며, 분노하고 반항할 수 있는 감성적 인간이다.  
 
김경호, <분노한다 고로 살아간다>,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68-269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68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