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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우울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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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은 불안하다. 다국적 금융자본은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까지 냉혹하게 박탈한다. 거대 자본은 도심의 후미진 골목까지 상권을 확장하고 있다. 속성으로 배양된 쾌락의 기대치는 예정된 허무와 몰락을 은폐하고 오히려 채울 수 없는 허전한 소비를 조장한다. 유동성 금융자본은 유령처럼 네트워크를 떠다닌다. 언제라도 먹잇감이 걸리면 끝장을 낼 듯 한 태세이다. 전지구적인 증시파동은 언제 닥칠지 모를 불안한 미래이다. 위기 국면에서 폭락을 막기 위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는 수시로 작동하고, 일시적 소강상태를 극복이라 과장하며 금융당국은 위기를 유예시킨다. 삶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승자독식은 당연한 윤리가 되어 버렸다. 루저는 도덕적 비난에 직면해서 갈 곳이 없다. 희망이 부재한 불투명한 내일에 대한 막연함은 두려움과 공포로 엄습한다. 낙(樂)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우울하고 불안하다. 불안정한 국면은 단지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삶 자체의 일상이 된지 오래다. 거리의 뒷골목, 음습한 영토에서 행해지던 부조리한 폭력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워하던 사람들은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수치심을 내동댕이친 사람들이 파렴치한 욕망을 위선의 ‘황금가면’에 구겨 넣고 백주대로를 횡단한다. 부당한 폭력에 대해 ‘NO!’ 라고 단호하게 말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정작 저항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누구도 위장된 폭력의 수사를 알면서도 더 이상 비판하지 않는다. 희망의 입구를 찾았던 사람들은 행복의 출구를 잃어버렸다. 출구조차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은 살아가야 할 감각을 상실했다. 음습한 불안과 공포가 미만한 현실은 짜증과 피로감을 증폭시킨다. 사카이 다카시가  
 
김경호, <분노한다 고로 살아간다>,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59-261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59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