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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이 아니다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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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라인과 공정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는 건 그렇다 치고, 의자를 끌고 간다니? 이 회사에는 노동자마다 ‘자기 의자’가 있다. 그 의자를 끌고 일할 자리로 가야 한다. 왜 그래야 할까. 의자가 다 달랐다. 의자에 따라 정규직과 파견직, 몇 년차 노동자로 나뉘었다. “직원들은 의자가 좋고 좀 튼튼한 거죠, 회전 되는 거. 정규직은 그런 의자예요. 그리고 파견직 의자는 싼 거. 사람이 많아 의자가 부족하면 사무실에 있는 큰 의자를 가져다 앉아요. 자리가 좁은데 그 큰 걸 막 옆으로 끌고 와요. 아침마다 끌고 다니는 거예요. 의자에 이름을 다 써놨어요. 의자가 다르잖아요. 의자는 사 줘야지, 그걸 안 사주는 거예요.” ‘직원’. 한 회사에서 일하지만 오명순 씨가 말하는 직원은 정규직 노동자를 이른다. 파견노동자는 직원이 아니다. 오명순 씨가 일부러 그리 부르는 게 아니다. 그렇게 부르고 불리는 걸 들어 알 뿐. 아침마다 15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의자를 끌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그 수고를 왜 해야 하는지 여성 노동자에게, 파견노동자에게 물을 수 있을까. 물론 고정된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정규직이거나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있어요. 근데 2년 된 사람도 이쪽저쪽 돌아다니더라고요.” 작업복도 파견노동자에게는 새것 대신 입던 것을 준다. 그마저 모자라면 그냥 평상복을 입고 일하라고 한다. 파견노동자를 들이는 이유는 갖은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박수정, <파견 노동자의 일상>,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302-303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302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