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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식적 세계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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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적으로 체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묘사는 비가시적이고 상상적이다. 인간은 그러한 알 수 없는 세계를 ‘언어’를 통해 속박함으로써 의식과 사유의 영역에 잡아두려 한다. 인간의 의식과 사유에 포착된, 그러나 결코 도달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환상을 인간은 현실에서 어떻게 하든 재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인간은 현실세계에 저항하면서 끊임없이 현재를 이상으로 대체하려한다. 여기에는 충족되지 않은 ‘결여된 존재’로서의 인간이 갖는 욕망의 ‘결핍’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상 실현을 위한 인간의 분투와 저항은 합리적인 사유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때로는 과격한 폭력을 수반하기도 한다. 합리성과 폭력성의 이질적인 두 양상은 ‘인간의 신체’ 속에 배접되어 있는 인지와 정서의 결합으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유토피아 혹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인간의 분투는 언제나 동일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인간의 존재 조건에 따라, 시공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분노와 저항을 통해서 도달하고자 하는 세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세계는 수동적이고 억압된 상태가 아니다. 스피노자가 말한 것처럼 능동적인 세계이다. 분노는 슬픔과 더불어 수동적 계열의 정서이지만, 이 현재의 상태를 능동적 정서 계열인 기쁨, 곧 열락(悅樂)으로 바꾸어가는 것이 인간의 분투이고 저항이다. 열락과 기쁨의 세계를 지향하는 인간에게 있어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힘과 권력 그리고 자본’의 관계가 작동하는 현실에서 인간의 모든 행동과 형태는 ‘항상 가능성이라는 특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는 곧 ‘행복’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과정은 조르조 아감벤이 <<목적없는 수단>>에서 말하는 것처럼 “삶-의-형태를 정치적 삶으로 구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고 저항하게 하는 것은 포함적으로 배제되는 구도이다. ‘벌거벗은 생명’은 배제를 통해서만 어떤 것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인간에 대한 인간의 폭력이 행사된다. 우리는 이 정치적 국면에서 온전한 삶을 기획해야 한다. 아르준 아파두라이가  
 
김경호, <분노한다 고로 살아간다>,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73-275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7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