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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움은 분노의 소금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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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항쟁과 이후 전개되는 오월운동 역시 부끄러움과 관련시켜 설명해 볼 수 있다. 당시의 삽화이다. 대학생이나 청년은 물론이거니와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무차별 구타를 당하였다. 여학생이라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남녀노소 누구를 막론하고 구타를 당했다. 공수부대는 군홧발로 짓밟고 곤봉으로 마구 두들겨 팼다. 그들은 무고한 시민을 개머리판으로 때리고 총검으로 찔렀다. 시민은 팔다리가 부러지고 가슴을 찔려 피를 질질 흘렸다. 인정사정없는 공수부대원들은 이런 시민들을 질질 끌고 군용트럭에 실었다. 더 이상은 형언키 어려워 여기에 그친다. 설마 했던 일들이 벌어졌으니, 부모형제들이 무참히 대검에 찔리고 귀를 잘리고 연약한 아녀자들이 젖가슴을 찔리고, 참으로 입으로 말할 수 없는 무자비하고도 잔인한 만행이었다. 인간이라면 이런 장면을 보고 어떤 감정이 생길까? 한 목격자의 증언이다. “정말로 저들이 이 나라 국토방위라는 성스러운 과업을 수행하는 대한민국 국군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내 자신의 목숨을 위해 그토록 끔찍한 광경을 숨어서 엿보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또한 이러한 일에 항거할 수 없는 자신의 비굴함을 보고 참으로 치사한 인간의 모습이 바로 나로 비추어 졌을 때 자신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5‧18광주민주화운동자료총서>>). 나의 형이, 누나가, 동생이, 이웃이, 부모가 이런 능멸을 당하고 있는데, 가만히 보거나 지나쳐야만 했던 수치심이 곧 나 자신을 자극했다. 그래서 시민과 학생은 일어섰으며 그 분노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김창규, <지식인의 분노와 부끄러움>,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53-254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5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