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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연폭포(朴淵瀑布)

희(喜)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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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산에 드니 산에 정이 드는구나. 오르고 나리는 길 괴로움을 다 모르고 저절로 산인(山人)이 되어 비도 맞아 가노라. 
이 시조는 이병기의 <가람시조집>(1939)에 실린 <박연폭포> 세 수 가운데 첫 수이다. 미리 생각해둔 주제를 처리하지 못해 당황하지 않고, 산수의 모습과 부질없는 기교 다툼을 하지도 않았다. 무슨 관념을 숨겨두지 않고 기교를 부리겠다는 생각도 없이 산에 오르면서 저절로 달라지는 느낌을 말하는 듯이 나타냈다. 아무 것도 노리지 않고 천연스럽게 하는 말을 듣고서 각자 자기 소견에 따라 서로 다르게 새길 수 있을 따름인 점이 산수 자체가 주는 느낌과 다르지 않다. 독자는 이 작품을 읽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오르고 내리는 괴로움을 잊는 경지에 이르자 물아일체가 이루어졌으며, 신선을 뜻하기도 하는 산인이 되어 무엇이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도 좋다. 인생살이 또한 산을 오르는 과정과 같아, 고난을 겪을 대로 겪어야 구김살 없이 살아가는 슬기와 편안함을 얻는다고 할 수도 있다. 
조동일, [한국문학통사5:근대문학 제1기], 지식산업사, 2005, 303~3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