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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전몰학도병의 유고 01

희(喜)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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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이 강하지 않으면 안되오. 외롭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을 버리고 맡겨진 사명대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있기 때문이오. 그저 모든 것을 잊고 싸우고 또 싸워나갈 것이오. 목숨을 아끼지 않고, 죽는다는 것조차 잊고 싸울 것을 각오하고 있소. 남해의 한 고도에 버려질 몸이라고는 생각지도 않고 조국의 주위에 주검의 보루를 쌓아올릴 생각이오. 언젠가는 당신들에게 영광과 평화의 날이 찾아오리라 믿소. 그날이 와서 나의 조그마한 노고를 생각해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소. 사랑하는 일본, 그 나라에 사는 사랑하는 사람들, 그것 때문에 우리들이 죽어 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오. 운명이 당신에게 좋은 남편이기를 허락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당신에게 얼마만큼 의무를 다한 것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오.  
일본의 한 전몰학도병(와타나베 겐이치渡辺研一)이 전장에서 죽기 3개월 전 부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조국과 국민들을 위해 죽을 수 있다면 그것은 기쁜 일이라고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그것은 기쁨이라기보다는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체념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와다쓰미 회, [학도병 유고: 15년 전쟁], 이계추 역, 춘추역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