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음이 강하지 않으면 안되오. 외롭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을 버리고 맡겨진 사명대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있기 때문이오. 그저 모든 것을 잊고 싸우고 또 싸워나갈 것이오. 목숨을 아끼지 않고, 죽는다는 것조차 잊고 싸울 것을 각오하고 있소. 남해의 한 고도에 버려질 몸이라고는 생각지도 않고 조국의 주위에 주검의 보루를 쌓아올릴 생각이오. 언젠가는 당신들에게 영광과 평화의 날이 찾아오리라 믿소. 그날이 와서 나의 조그마한 노고를 생각해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소.
사랑하는 일본, 그 나라에 사는 사랑하는 사람들, 그것 때문에 우리들이 죽어 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오. 운명이 당신에게 좋은 남편이기를 허락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당신에게 얼마만큼 의무를 다한 것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