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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희(喜)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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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하고 아름다움인가  
세상에는 ‘음양’의 조화처럼 ‘밝음’, ‘기쁨’의 반대편에 ‘어두움’, ‘슬픔’이 있기 마련이다. ‘그늘’이 없으면 ‘양지’도 없는 것이 당연하며 ‘양지’는 ‘그늘’이 있기에 그 존재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늘’과 ‘눈물’은 어두움, 슬픔의 속성으로 인해 부정적인 시어의 의미로 사용되어왔으나 위의 시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그 속성은 사람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사람이 ‘기쁨’, ‘밝음’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그에 알맞은 ‘그늘’과 ‘눈물’이 있기 때문이다. 시적화자가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그늘’과 ‘눈물’없이는 ‘그늘’에서 묵묵히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고요한 ‘아름다움’이 드러날 수없기 때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열림원,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