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에 형상화되고 있는 ‘푸라타너스’는 ‘너’로 의인화된 대상이다. 즉 너는 푸라타나스를 노래하고 있는 나와 동반자의 관계에 있다. 같이 걸어가고 싶으며, 나의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꿈과 사랑을 간직한 대상이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생을 마감하는 날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존재다. 그는 꿈을 간직하고 은근한 사랑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이 시에서 ‘푸라타나스’는 ‘너’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너’는 내면의 다른 ‘나’일 뿐이다. 비록 객관적 존재로서의 ‘너’라고 하더라도, 그는 ‘나’와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그와 가는 길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窓이 열린 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너와 나는 신이 아닌 인간일 따름이다. 인간이기에 서로 사랑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시는 김현승 전기 시가 보여주고 있는 내면 고백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에 대한 신앙이나 절대자에게 의탁하고자 하는 인간의 염원을 표현하기보다는 참으로 인간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