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을 올려주는 쪽도 받는 쪽도 똑같이 흥분된 목소리로 왁자지껄하다. 그것은 흡사 마을 운동회나 잔칫집의 풍경처럼 퍽이나 활기차고 들떠 있는 풍경이다. 트럭이 출발하자 주민들은 환호를 보내며 손을 흔든다. 트럭에 탄 시민군들은 부쩍 의기양양해서 태극기를 흔들고, 차체를 더 힘껏 꽝꽝 두드려대며 「진짜 사나이」를 다시금 신나게 불러제낀다. … 거리 어디에나 사람들이 몰려나와 구경하고 있다. 사람들을 가득가득 실은 시민군의 차량들이 경적을 마구 울려대며 씽씽 질주해 다니고, 인도의 사람들은 어린아이들처럼 너도 나도 손을 흔들고 환호를 보낸다. 시민군. 시민군 만세.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 생소한 낱말을 되뇌어보다가 김상섭은 저도 모르게 한순간 울컥 목이 잠겨오고 말았다. 어째선지 모른다. 눈앞이 금세 부옇게 흐려졌다.